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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GS 7: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이다
2026-08-13

“인생은 B(Birth)와 D(Death) 사이의 C(Choice)다.”

 

 유명한 명언 하나를 들고 왔습니다. 게임에서는 빈손으로 시작하지만, 각자의 선택에 따라 결과가 나뉘기 마련입니다. 생사의 경계에 선 플레이어들은 그 선택으로 자신의 운명을 결정해 왔습니다.

 

 그 선택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요소가 고려되었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나 블루존이었습니다. 유저와 선수를 막론하고, 비행기 동선에 따라 선호하는 위치나 도시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모두가 땅에 낙하한 이후 나타나는 블루존은 그 누구도 알 수 없었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블루존은 경험과 예측의 영역이지 확신의 영역은 아니었기에 말이죠.

 

 특히 기존에 우리가 겪어왔던 블루존은 26년 6월 16일 업데이트 42.1 패치를 통해 블루존 규칙이 대대적으로 개편되었습니다. 초반 페이즈와 마지막 페이즈의 시간이 단축되었고, 안전 구역의 크기가 전체적으로 축소되었으며, 블루존 피해량 증가 방식도 거리 기반에서 블루존 내 체류 시간 기반으로 변경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육지를 우선해 생성되던 안전 구역 보정 옵션이 제거되었습니다.

 

 이러한 대변혁 때문인지 소위 블루존에 대한 예측과 분석을 강점으로 내세운 팀들이 크게 휘청인 바 있습니다. DN SOOPers, Team Vitality, Falcons 등 운영의 대표주자들이라 할 수 있던 이들도 그룹 스테이지에서 서바이벌 스테이지까지 내몰리는 위험천만한 상황을 겪게 되었습니다. 기어코 파이널 스테이지에 안착하긴 했지만 그들 모두가 만족할 만한 성적을 거두진 못했습니다.

 

 이는 다분히 운영을 강점으로 한 팀들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강력한 교전력을 갖고 있는 T1, Natus Vincere조차도 파이널 스테이지 진출 자체에 실패할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시간에 쫓겨 이동하던 선수가 탈락하며 전력 유지에 실패하는 장면도 여럿 있었지만, 초반 블루존의 면적 또한 줄어들었기에 남들보다 더 빨리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느껴지는 지점들 또한 포착되었습니다.

 

 특히 승부의 향방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던 4번째 페이즈의 블루존이 랜덤성을 갖게 되면서, 많은 팀들의 블루존 예측 데이터가 변경되었습니다.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보겠습니다.

 

Attachment_01_KR.png
Attachment_02_KR.png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던 블루존은 [첨부 1]과 같았습니다. 특히나 바다나 강이 걸린 블루존의 경우, 이후 물을 피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육지 비율을 보고, 4번째 페이즈를 예측하여 가장 높은 티어를 갖고 있는 요충지를 선점하는 것이 필수였는데요. 그 과정에서 특정 위치는 블루존의 모양새와 유형에 따라 소위 `과학`으로 통칭할 만큼 높은 확률로 중/후반까지 운영하기 좋은 거점으로 분류되어 큰 고민없이 고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블루존 개편 패치를 통해 그런 `과학`들은 사라졌다고 해도 무방합니다. 자연스레 공식과도 같은 유형의 블루존이 사라지고, 랜덤성이 짙은 서클이 다수 출현하면서 좋은 거점과 중앙에 누구보다 빠르게 안착하는 플레이 의미가 다소 퇴색되었습니다. [첨부 2]를 보시면 아시겠지만 바다가 굉장히 많이 포함된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부분의 바다가 블루존 내부에 포함되었습니다.

 

 게다가 앞서 말했듯 초반 블루존의 시간이 단축되고 기존 크기 또한 축소되면서, 선수들의 이동 동선이 겹치는 상황도 많이 발생했습니다. 이는 생존 인원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다른 자료를 준비했습니다. 

Table_KR.png
  • GS : 그룹 스테이지 / WS : 위너스 스테이지 / SS : 서바이벌 스테이지 / FS : 파이널 스테이지 / GF : 그랜드 파이널

 

 저는 데이터 분석을 위해, 지금까지 치러진 모든 PGS의 경기를 다시 살펴봤습니다. 경기 시간 10분이 흘렀을 때 모든 매치에서의 생존 숫자를 직접 세어 기록했습니다.

 

 물론 새로운 블루존 규칙이 적용된 이후 표본이 좀 부족합니다만, 변경된 블루존 규칙은 초반 생존 숫자에 유의미한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도 생존 인원이 감소했습니다. 특이점으로는 파이널 스테이지에서의 생존 숫자와 론도에서 매우 큰 생존자 감소가 관측이 되었는데요. 그룹/위너스/서바이벌 스테이지보다 승패의 의미가 큰 파이널 스테이지인 데다, 매우 넓은 전장인 론도의 특성상, 다소 이른 시간에 과감하게 이동하거나 승부수를 던지는 모습도 이번 PGS 7에서 여러 차례 나타났습니다.

 

 모든 스테이지와 맵에서 똑같이 감소한 게 아니었습니다. 스테이지별로 보면 GS는 오히려 생존자가 늘었고, WS와 SS는 약 2명 감소하는 수준이었는데, FS에서는 무려 5.4명이 감소했습니다. 즉, 이번 데이터만 놓고 보면 새로운 블루존이 단순히 모든 경기의 초반 교전을 앞당겼다기보다는, 특정 맵과 특정 스테이지에서 그 영향이 훨씬 강하게 나타났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물론 분석에 있어서는 여러 요인이 고려되어야만 합니다. 매치가 진행되는 맵의 종류, 참가하는 팀의 로스터, 각 팀의 전략과 성향, 랜드마크 멸망전 유무, 시작 비행기 동선, 첫 블루존의 모양새, 스테이지별 경향 등 단순히 숫자로 표현될 수 없는 것들을 검토하여 이야기해야 합니다. 변화된 블루존 규칙으로 치러진 PGS가 현재는 7뿐이지만, 8, 9까지 대회가 치러지게 된다면 좀 더 확실한 신뢰도를 가질 수 있을 거라 확신합니다.

 

 선수들은 언제나 주어진 상황과 시간에 쫓기며 생존을 이어갑니다. 때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해야 할 때도 있고, 억울한 상황이 벌어질 때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은 이런 새로운 규칙에 적응해나갈 것입니다. 오늘 아쉽게 패배한 팀도 내일의 승리자가 될 수 있는 것이 펍지 이스포츠 아니겠습니까? 생존과 탈락. 그 위험천만한 경계에서 최고의 선택을 보여줄 팀은 어느 팀이 될까요?

 

- 지수보이